레이드원래 세계에서 공대장한테 혼나던 내가 이세계에선 공대장?!

겜일하
2021-03-16
조회수 4131

안녕하세요! 아즈샤라 호드에서 '겜일하사제'라는 이름으로 수양사제를 플레이하는 겜일하입니다. 어둠땅의 첫 레이드인 나스리아 성채가 출시된지도 벌써 몇달째입니다. 하지만 이번 레이드는 엄청난 난이도로 수 많은 유저들을 좌절케 했고 특히 영웅난이도 막넴은 가서 대충 해도 잡힐거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 수만한 공격대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습니다. 오죽하면 커뮤니티에서 영웅난이도 막넴을 못잡아서 서로에게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매우 많아졌고 불만있으면 니가 공대장 잡아라, 즉 '꼬공잡'이 확팩 초반에 나름 핫한 키워드였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짜증나서 내가 공대장을 하려다가도 멈칫하는 부분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죠. 이미 트위치 스트리머 '딩까'님께서 공장 가이드 영상을 올려주신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영상 시청보다는 글이 편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이렇게 글로 한번 적어보려 합니다. 군단 말에 뉴비였던 저를 잘 데려가주지 않아서 꼬공잡을 시전했던 경험이 있으니 믿어보셔도 좋습니다!


1. 공대장이란?

2. 준비물

3. 경험치 쌓기


1. 공대장이란?

 사실, 공대장 즉 공격대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바로 공격대의 대장이죠. 구인 담장자가 따로 있을 수도 있지만 보통 공대를 어떤 식으로 구성할 것인지 정하고 공대원을 구인하고 택틱을 제시하고 전투 중 오더를 하는 역할을 수행하면 됩니다. 사실 공대 구성 및 구인단계는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보통 20인 기준 탱커 2명, 힐러 4명, 딜러 14명을 데려가면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고 영웅 정도까지는 아무 직업이나 데려가도 문제 없이 공대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에는 특수한 목적을 띄고 공대 모집을 하지 않는 이상 직업, 특성을 가리지 않고 받아가는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택틱을 제시하고 전투 중에 세부적인 오더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2. 준비물

 1) 보이스

 보이스를 구성하는 여러가지 요소가 전부 중요합니다. 고장난 마이크나 오디오 선이 접촉 불량인 경우, 디스코드 세팅이 이상한 경우에 목소리에 잡음이 심하게 섞인다면 마이크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마이크가 멀쩡하더라도 목소리가 작거나 발음이 불분명하다거나 하면 스스로 의식해서 목소리를 크게 또박또박 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진짜 아무 문제 없이 올킬하고 끝났는데 공대장 목소리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는 공대원들도 종종 발생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변 잡음 유무도 중요합니다. 피시방 옆자리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 음악소리, TV소리 같이 본인의 목소리 이외의 소리들이 마이크로 들어오면 시끄럽다고 느끼거나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공대원들도 분명히 있을겁니다.


 2) 기본 지식

 일단 공대를 구성하는 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우선 총 몇명을 데려갈지 정하고 힐러의 숫자를 정합니다. 그리고 원거리 딜러와 근거리 딜러를 어떤 비율로 데려갈지 정해야 합니다. 시너지 클래스도 받아가야겠죠. 법사, 사제, 전사는 모든 공대원들에게 각각 지능, 체력 전투력 버프를 제공해줍니다. 수도사, 악마사냥꾼은 공대원들의 물리피해량, 마법피해량을 상승시켜주는 특수한 버프를 제공해주죠. 흑마법사는 소환문과 생명석을 통해 공격대 운영을 매우 편리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가 모아가고싶은 레이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각각의 보스가 어떤 패턴을 구사하고 공대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일반적인 패턴 수행 이외의 특수한 패턴을 수행해야 하는 특임조는 누구로 편성할 것인지 등등을 알고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어렴풋이 아는 수준이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한테 문제 없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해야 합니다. 즉, 본인이 공략 확고가 아니면 공대장을 맡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3) 애드온

 애드온은 사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드온을 사용하면 더 매끄럽게, 세부적으로 오더가 가능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유용한 애드온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DBM 또는 Bigwigs : 네임드 전투 간 각종 패턴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줍니다. 필수적으로 설치해줍시다.

 - Details! : 기초적인 딜, 힐량부터 차단 내역, 죽음내역, 받은 피해 내역, 특정 대상에게 입힌 피해 등등 전투에 대한 세부정보를 얻을 수 있는 미터기입니다. 필수적으로 설치해줍시다. 

 - Exorsus Raid Tool :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공격대 생존기의 쿨타임을 알려주는 기능은 아주 유용합니다. 이 애드온을 설치하면 단축키 설정 옵션에 머리징표, 기둥징표를 단축키로 지정할 수 있는 옵션이 생깁니다. 필수적으로 설치해줍시다. 

 - Weakauras : 위크오라는 유저가 만든 UI를 와우에 덧씌울 수 있게 해주는 독특한 애드온입니다. DBM의 역할을 보조하거나 주의가 필요한 버프, 디버프들을 눈에 확 띄게 보여주는 위크오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크오라는 다른 애드온들과는 다르게 일단 설치하고 필요한 위크오라 문자열을 직접 입력해줘야 합니다. wago.io라는 사이트에 각종 유용한 위크오라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으니 찾아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 애드온은 없어도 무방합니다.

 - 로그 : 사실 로그는 애드온이 아닌 별도의 설치 프로그램입니다. 만약 전투 중 전멸했을 때 로그를 분석할 능력이 있다면 객관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전투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로그 분석 가이드는 제가 포션에 별도로 작성한 글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애드온을 설치하고 각 애드온들이 가지고 있는 기능들을 조금만 공부해보시면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드온을 설치한다고 끝난다면 너도 나도 공대장을 하고있었을 겁니다.


 4) 시야

 애드온을 설치하고 이쁘게 배치해도 내가 못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애드온만 열심히 봐도 오더를 못하는건 마찬가지입니다. 서버에 수 많은 확고 유저들이 있지만 모든 확고 유저가 공대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닌 이유입니다. 공대장은 기본적으로 공대원들이 택틱에 맞는 움직임을 보여주는지 계속해서 체크해야 합니다. 공격대 생존기는 자신이 지정한 타이밍 혹은 위험한 타이밍에 적절히 올라가고 있는지, 탱커들과 딜러들의 위치는 적절한지, 특임조가 놀고있지는 않는지, 누가 패턴을 안피하는지 등등 수 많은 것들을 봐야합니다.

 네임드를 잡지 못하고 전멸을 한다면 공대장의 부담은 더 커집니다. 분명 전멸했는데 왜 전멸했는지 모른다면 한번 더 전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대비해 특임조 실패 여부, 공격대 생존기 시전 여부를 계속해서 신경써야 하고 탱커들이 혹시라도 도발인계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공대원들이 피할 수 있는 바닥을 밟고 죽었는지도 살펴보고 피드백해줄 수 있는 넓은 시야가 필요합니다. 공대원들은 1인분만 하면 되지만 공대장은 그 모두가 1인분을 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5) 캐릭터 이해도

 그래서 공대장은 캐릭터 이해도가 있어야 합니다. 저도 공대원으로 레이드에 참여하면 제 스킬과 네임드 패턴, 그리고 공대장 오더만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공대장은 본인 캐릭터의 스킬 사이클을 문제 없이 돌리면서 공대 상황을 지켜보고 적절한 오더와 피드백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대장을 잡으면 공대원으로 레이드에 참여할때보다 딜량, 힐량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본인의 캐릭터가 좋지 않은 퍼포먼스를 펼친다면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습니다. 간혹가다가 나는 공대장이니까 딜, 힐 못해도 상관 없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절대 옳은 소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나 뿐만이 아니라 남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역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뭉쳐서 피해를 나눠입어야 하는 패턴이 걸린 성기사 한명이 천상의 보호막을 키고 멀리 나가서 혼자 패턴을 맞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기사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만 있어도 해당 성기사가 판단을 잘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천상의 보호막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해당 성기사에게 빨리 뭉치라고 소리지르다가 살아남는 성기사를 보고 머쓱해질 수 있습니다. 세부적인 스킬 사이클까지는 몰라도 다른 직업들이 어떤 유틸기를 가지고 있고 어디에 활용할수 있는지 정도는 알고있으면 오더하기가 편해집니다.


3. 경험치 쌓기

 일단 여기까지 내용을 요약해보면, 공대장을 잡기 위해선 공략 확고여야 하고 내 캐릭터의 역할을 문제 없이 수행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캐릭터와 남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도 필요합니다.그럼 이 모든 지식을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레이드를 공대원으로 가보는겁니다. 저는 공대장을 잡겠다고 마음먹고 던전도감을 열심히 읽고 다른 공대장이 모은 레이드에 참여해서 해당 공대장이 어떤 방식으로 오더하는지를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아! 이 패턴은 이런 식으로 대처하는구나', '아! 이 공생기는 이런 식으로 올리면 조금 효율이 떨어질 것 같은데 진짜로 그런지 힐러들한테 물어봐야지', '여기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저런 오더도 할 수 있구나' 등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대원으로 참여해서 조금씩 조금씩 혼잣말로 오더를 해보세요. 내가 아는 것을 말로 꺼내는게 오더인데 실제로 해보면 말문이 막힐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내 혼잣말이 매끄럽게 흘러간다면 상관 없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빠르게 이해하고 택틱을 수행하기 힘들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면 다른 식으로 오더를 하는게 맞겠죠.

 어느 정도 준비를 하셨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일반난이도 공대장을 먼저 잡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레이드 초반 이후에 사람 모으기가 힘든 일반난이도고 특히 9.0.5에 용맹점수가 나오면서 더더욱 모으기 힘들어졌지만 공대장 잡고 영웅난이도에서 실수하고 욕먹는게 일반난이도에서 실수하고 욕먹는 것보다 더 힘들겁니다. 게다가 일반난이도가 절대적인 패턴의 숫자가 영웅난이도보다 적기 때문에 공부한 것들을 적용하는 난이도가 더 낮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공대장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초보 공대장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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